일상 이야기

산사의 작은암자

블루네비 2005. 11. 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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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이종사촌언니(중학교 샘)의 퇴근시간에 맞춰 학교앞에 대기하고 있다가,

합천 해인사로 향했습니다.

 

날씨는 따뜻하고...

모처럼의 친지들과의 여행.

8명이서 탄 차가 버스전용차선으로 달리는 쾌감도 맞보고...

 

저녁예불시간에 맞춰 최선(?)을 다해 달리는 형부.

하하야, 호호야....

얼마나 웃었는지...

 

 

6시 20분.

먼저 해인사에 들렀습니다. 신고(?)만 하고

근처 "희랑대"란 암자에 다달았습니다.

 

우리나라 3대 사찰이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랍니다.

 

해인사 근처에 40여개의 암자가 있다는군요.

저? 날라리 신도 입니다.

아니...산이 좋아 따라간게지요. 절실한 이모내외와 언니내외를 따라서.

 

저녁을 먹고, 스님과 차도 마시며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드는지, 아님 답답한게 생겼는지

스님의 말씀이 와 닿습니다.

스님으로부터 작은 선물도 하나 받고....

산사에서 아주일찍(10시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 3시.

종소리와 함께 해인사 절에서 은은하게 들리는 북소리

이게 천국인가요?

 

세안을 마치고 새벽바람을 가르며 새벽기도를 드리러 올라가는 그 발걸음은

난생처음 맞보는 또하나의 기쁨이였습니다.

 

전 절의 의식에 참가하긴 처음입니다.

조용히 이모님을 따라 108배란걸 해 보았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둘째 이모님과 남자3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남자1이 먼저 시작해서 저도 그의 마음을 알기에 간절히 해 보았습니다.

이런.....

날라리신도 표 납니다.

소망을 간절히 빌며 절 하는게 아니라 108이란 숫자 세기에 바빴습니다.

40번쯤 하다가 갈등이 입니다.

이걸 끝까지 해? 말어?

 

108배를 마쳤습니다.

잉? 또 중간에 절을 하십니다.

얼떨결에 또 따라 했습니다.

 

1시간 남짓 걸린 새벽기도를 마치고

산사의 작은암자에서 보는 밤하늘...

아~~~~~!

 

이모님과 언니는 계속 불공을 드리십니다.

날라리신도인 저? ㅋㅋㅋㅋ

 

아침공양을 마치고, 우리가족(남자 1, 3과 나)은

다시 해인사에 들렀다가 시외버스를타고 대구로 향했습니다.

헐~~새벽차다 보니 우리셋뿐입니다.

 

대구엔 지하철이 완공되었더군요.

먼저 시댁에 잠시 들렀다,

친정엄마가 입원해계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엄마....우리걱정을 끼치게 했다며 미안해 하십니다.

친정에 들러 청소와 화분을 옮겨놓고 다시 병원으로...

 

아침예불을 보고 나머지 친척들이 엄마를 뵈러 오셨습니다.

빨리 나으라는 말을 전하고

우린 다시 서울로 향했죠.

 

무지 바쁜 주말이였지만....

고마운 주말이였습니다.

 

조카가 이번에 꼭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으면 좋겟습니다.

이모님의 소원도 이뤄지겠죠.

남자1과 함께 한 나의 기도도 이루어졌으면...

 

소원성취에 목적이 있지만 이번여행은 "마음비우기"였습니다.

네....내가 한것만큼. 최선을 다했으면 더 바랄게 없는게지요.

 

남자1을 향한 나의 기도를 보며...

남자1은 참 행복하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내 생각만이 아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