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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주말부부 합가 4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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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쁜 아침에 꽃에 물을 줍니다.

남자 1이 출근하면서 먹으라고 깎아준 사과 2쪽과 금방 만든 따뜻한 두유 1잔.
보기에 제가 집에서 먹을 시간이 없어 보였던 듯 이리 싸 줍니다.

신호등 옆 벚꽃.
엄청 빨리 피더니 벌써 꽃잎이 떨어졌습니다.
어제 내린 비는 바람도 별로 안 불었었는데...
 
남자 1 퇴직 4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 서서히 주말부부가 아닌 부부로 살아가는 듯!
2달 접어들면서는 서로의 영역에 심히 불편 해 한번 언성을 높였습니다. 결론은 서로 참는다고^^
그러다 이젠 서로 인정모드가 되니 각자 할 일을 합니다.
우린 완전 역할이 바뀐 듯.
남자들이 퇴직해도 이렇게 집안일하는 사람은 드물다는데  남자 1은 잘합니다.
대신 남자 1은 낮에 본인 하고픈 거 하고.
어제는 퇴근 후 밥 먹고 나서 남자 1이 오늘 배운 그림과 피아노를 들여 줍니다.
ㅍㅎㅎ 그 음이라고?
음식? 유튜브가 있어 곧 잘 흉내는 내는데 재료손질은 제가...
다 장만해 놓으면 꺼내서 잘 사용하니 불만 없습니다. 손 질 쯤이야.
 
살면서 제가 조금 후회되는 건
무조건 남자 1이 다 알아서 해 줄거란 생각.
제가 도와달라 말을 안 했었지요.
남자 1은 회사일만 하라고.
아이 키우는데도 서로 자란 방식이 달라 내 의도대로 안된 점이 많았는데 왜 바로 내가 말을 안 했을까 후회됩니다.
"~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했어야 하는데 남자 1 방식에 거의 따랐으니.
남자 1은 대화가 필요 한 남자였다는 걸 이제야 알았으니.
그래도 다행인 건 남자 2. 남자 3이 아빠를 좋아한다는 것.
"우리 어릴 때 아빠 없었잖아요. 왜 다 커서 아빠노릇을 하시려고~"라고 웃으며 뼈 때리는 말을 하지만,
"전 지금의 아빠가 좋아요. 만족하고 존경합니다."라고.
그 아빠의 빈자리를 나 혼자 다 채우느라 진짜 힘들었지만 남자 1의 직업과 자란 환경에선 당연했어서...
그래서 지금은 저 말 다 합니다.
"혹시 당신이 내가 말하면 모를까 봐~로 시작해서"
그런데 그걸 또 다 받아주는 남자 1.
 
오늘 411명 연수생 식사. 직원 3명에 대체조리인력 3명.
또 힘든 하루가 시작되겠지만 뭐~~
또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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