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번개불에 또 콩 볶다. - 이사

블루네비 2010. 4. 25. 01:32
728x90

2010 4월 29일 목요일

결혼하고 도대체 셀수도 없을번째의 이사를 또 합니다.

대전 -> 진해.

 

정말 가기 싫다고 가기 싫다고 해 봤자 현실은 또 진해로 가라 합니다.

 

남자1.

참을만큼 참은걸까요?

1년을 떨어져 살자하고 16개월을 꽉 채웠네요.

부부란....

같이 살아야죠....__::

 

남자2.

아직 내 사랑하는 큰아이에게는 말도 못 꺼냈습니다.

지난 외박때 흘려 말해 보긴 했지만...

"엄마, 서울 우리집으로 가시죠?"

.....

"진해? 전 상관없지만 남자3.... 완전 촌아이 만드시게요?"

 

---

남자2(고1)가 횟수로는 3번째지만

내신 첫시험인 중간고사를 5월2일부터 봅니다.

이아이가 잠시라도 흔들리지 않게

아직 이사얘기는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자가용으로 30분이면 오는 거리를

이젠 5시간 걸려 집으로 와야 하는 남자2.

 

내아이니까 이겨내리라 믿고 갑니다.

 

남자3.

이사가야 한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먹던 간식도 놔두고

방으로 들어가 6시간만에 나옵니다.

이사 안간다고 엉엉울어 두눈이 퉁퉁 불은채로.

 

---

달래서 이유를 들어보니,

하루지나자 하는말 "2학기에 친구들이 다들 날 반장찍어준댔는데..."였습니다. 

 

소심쟁이 남자3이

이제사 반장을 한번 해 보겠다 다짐 했었나 봅니다.

 

그리고 여자1.

서울서 대전와서 짐 정리하다 펑펑 울었었는데

(이사집을 엉망으로 푸는 초보 팀 만나서 - 농도 부시고, tv장식장 다리도 한쪽 부시고...

장판찍고, ...- 이사당일 결국 짐만 풀고 그냥 갔죠. 박스채로 그냥두고,

농 받침대를 부셔 농이 새워지질 않았으니 거실 한가운데 농을 뉘여놓고 가더이다. )

하여간 그날 우리는 짐만 옮겨진 집에서 쪽잠을 자고

다음날 원래 계약한팀이 나타나 배치끝.

3일째가 되서야 이사왔구나....했었죠.

 

 

아줌마가 생애 두번째로 일을 포기하고, 친정 식구들을 뒤로하고 4년4개월전 남편따라 왔었죠.

 

지금....

또...

눈물이 납니다.

 

평범하게 살지 못하는 내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 아파서,

돈이 많지 않음에...

가난한집 아들로 태어나 참 열심히 살지만 아직 철 없는 남자1의 모습에.

선택의 여지가 없이 끌려(?)가고 마는 이 현실에.

진해서 서울 갈려면 정말 먼데...

친정엄마의 불안한 건강도 많이 염려 되는데...

 

이번엔 시댁에도 전화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도....이건 아니다 싶어 전화했었는데

다시 걸려온 어머님의 전화...

대전서 이사하는 당일 시댁에 들러 당신을 데리고 진해 갈수 있냐십니다.

 

허거덕.

가구배치도 좀 일찍가서 생각한데로 들어가는지 봐야 하는데.

시어머닐 모시러 대구시낼 들어가라고?

 

이놈의 팔자...운전은 왜 이렇게 또 잘하는겨?

 

돈이 안되니 몸으로 도와주시겠다는 어머님의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어머님....

당신은 시어머니셔요.

제가 과연 딸처럼 할수 있을까요?

짐정리하다 어머님 식사 신경써야하고,

이사가자마자 어머님 잠자리 챙기고...

넓은 집도 아닌데...

 

평수를 물어보시고 더 넓은 평수 못사느냐는 어머님...

아....

어머님은 당신 아들이 굉장히 높은 벼슬에 대우받고 사시는줄 아시나 봅니다.

 

문득 현실을 피하고만 싶습니다.

천안함 장래가 끝나는날.

 

늘 그렇듯,

혼자서 이사해야하는 내 팔자가

오늘따라 더 서럽습니다.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주아침 남자1과함께  (0) 2010.07.11
전학 한달후  (0) 2010.05.27
나이가 든다는건...  (0) 2010.03.11
2010년 새해를 맞으며.  (0) 2010.01.08
남자1 집...두번째 가다^^  (0) 2009.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