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넉달같은 4박5일

블루네비 2006. 1. 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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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넉달같은 4박5일을 보내고 집으로 왔습니다.

 

이사직후 찾아온 아버님의 병세.

손도 쓸수 없을정도로 병을 키워온 아버님.

 

피가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요?

남자1의 형제들은 모두 가슴이 미어짐을 느끼며 그렇게 눈만쳐다봐도 내내 울기만 합니다.

그래도 저 한다리 건너서인지, 병문안온 손님도 맞이하고, 혹 아버님곁에 누군가가 울라치면

종알종알 분위기 바꾼다고 연신 분주했습니다.

 

이리저리 친분관계가 있는 의사들에게 연락을 하고,

cd를 떠 가져가 본 결과, 너무 늦었다는 결론이...

2~3달정도.

 

남자1은 그래도 수술해보자고 했지만,

(처음엔 모두들 한가닥의 희망이라도 있다면...하는 바램으로 수술하자 했습니다.) 

희망이 없는 고통을 안고 사느니 차라리 편하게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일요일저녁,

월요일에 퇴원해 아버님 편하게 해드리자는 결론을 내리고 늦은저녁

온 식구가 소주 한잔 했습니다.

50이 된 큰누나는 ....그렇게 가족들의 어린 시절 얘기가 나오고...

너무 불쌍하게 사셨다며...ㅠ ㅠ

저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 가족속에 저는 없엇기에...

그저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만 닦을뿐.

 

먼저 가신 친정 아버지가 그립고도 고마웠습니다.

이런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할수 있으니...

내 동생들이 보고싶고,

나에게 고생이라곤 모르게 해주신 부모님덕에 전 늘 행복한 아이로 자랐다는 생각이...

 

남편의 가족들틈에 한마디도 못한나는,

소주 한잔 안한 나는...

주체할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남자1에게 우리둘만 남겨졌을때 말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아직도 기회는 있고 맘껏 잘해드릴수가 있지 않느냐고.

그렇게 가난하게 자랐어도 부모님께 해줄수 있지 않느냐고.

난 받을수 있는 사랑 다 받고 자랐고, 고생한번 안했지만 나역시 누나들처럼 시댁 생각하느라

친정 아버지께 아무것도 못했노라고.

 

남자1은 이제서야 제 맘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안하다,미안하다 말 합니다.

 

며느리는 9개 잘하고 하나 못하면 "못하는 며느리" 입니다.

이사한다고 이번 목요일 제사에 안간것을 누나가 한마디 합니다.

저 역시 인간인지라 섭섭했지요.

못사는 시댁에 시집와 이사 10번 하는동안 "돈"은 고사하고 당연시 여기는 시댁식구들.

이사는 당연히 해야하고 제사는 시어머니 고생하니 며느리가 죽더라도 와야한다는 생각.

 

막내지만 최선을 다했는데...

자식을 키우는 저는 최선을 다해 시댁에 했습니다.

 

경주있는 형을 멀리 계셔서 자기가 대신한다는 남자1.

- -;;

 

가슴에 한 남지 말라고 남자1이 하자는 대로 하고 왔습니다.

"돈" .... 쓰니 좋습니다. 

 

친정어머니,

남자1 잘 위로 해주라는 말만 하십니다.

민감해질때 "의" 상하지 않도록 하라고.

당장 병문안 오신 친정 어머니. 몇주간 친정어머니가 입원 했을때 같은 대구서시어른은 오시지도 않았는데...말입니다.  

 

"비교" 그렇게 하지 말라는 친정어머니.

나 할 도리는 하라는 친정어머니.

네....엄마. 저 그렇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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