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20분전.
조리사님의 전화... 방학중 교육에 관해 물어 보시더니... 점심 드셨냐고...
물론 점심시간 전이니 "아직" 이라고 대답 했고, 식사거리를 주시겠다며 지금 차안이니 3분후에 보잔다.
호박죽 큰~~1인분! 분명 금방 만든 따뜻한 호박죽이다.
통에 놀라고, 먹다가 먹다가 맛있어 다 먹어버린 내 배에 놀라고!^^
요즘 참 보기드문 며느리다. 우리학교 조리사님은...
같은 여자로서도 배울점 많은 시부모에게 잘하고, 남편에게 잘하고, 아이들도 모두 밥벌이 하도록 잘~ 키운... 멋진 여성이다.
작년7월1일 발령받아 온 경력 15년의 베테랑 조리사.
(조리원으로 15년을 근무하고 이번에 조리사로 전화되어 오신)
처음엔 다소 걱정이였다. 초등학교 15년 경력.
같은인원이라도 초등학생 먹는량과 고등학생 먹는량이 비교가 되니.
그러나...
두 손 걷어 부치고 일을 겁내지 않는 조리사님에게 믿음이 갔다.
물론 고등학교는 몸은 2~3배로 힘들어도 월급때면 시간외 수당이 있으니...
책임감이 있어 퇴근시간이 다 되어가도 석식을 꼭 봐주시고 가신다. 물론 조리원들은 걱정 말라며 퇴근하라고 밀지만^^
시어머님이 가까이 요양원에 계신다.
아무도 못알아보는 치매환자.
1년반을 집에서 치매환자를 돌봤다기에 내가 형제관계가 어떻게되냐고 조심스레 물었더니 남편이 막내아들이란다.
남편은 타도시 근무. 지난주말엔 남편에게 가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즐겼다더니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남편의 맘을 읽었는지 조리사님이 오늘은 호박죽을 끓여 요양원 가려 나섰다 한다.
그 덕에 나까지... 호강이다.
요즘은 돈 있으면 부모. 돈 없으면 나 살기도 힘든 세상이라는데
따뜻한 맘을 가진 조리사가 우리학교로 와서 참 좋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학생들 음식준비도 따뜻하게 정갈하게 먹이려고 하시는 모습이 보인다.
포상? 이라기엔 그렇지만 어제 해외연수 출장공문이 왔길래 조리상님을 추천 했다. 1학교에 한명 내외.
모든 학교 교육공무직원이 대상이라 비단 급식실만 해당사항은 아니였지만
아마 교육청에서도 무난히 인정해 주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나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 좋다.
내 주위에선 왜 직장을 다니냐고 아직 어리석게 내게 질문하는 사람이 있지만...
ㅋㅋㅋ 능력 되니까....(이건 웃자고 하는 소리고 이왕이면 남자1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자식에게 열심히 사는 엄마, 당당한 엄마이고 싶었다. 자식에게 왜 안하냐고 묻기보다 엄마를 남자1을 보며 스스로 스며드길 원했다.
호박죽 한그릇으로 점심시간 내내 행복한 오늘!^^
'일상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뒤를 돌아보며... (0) | 2019.01.11 |
---|---|
친정엄마에게 용돈을~~ 이체하다. (0) | 2019.01.10 |
미국으로 시집간 내친구 (0) | 2019.01.04 |
꿈 (0) | 2019.01.03 |
고마운 시누이 (0) | 2018.1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