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이야기

나의 시어머니

블루네비 2025. 3. 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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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이 그 처지가 안되면 아무래도 공감력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되니 엄마의 고생을 알겠고,
나이가 들수록 엄마에게 공감 더 못 해드린 게 찡하고...
내가 시어머니가 되려니 갑자기 시어머니의 삶이 돌아봐집니다.
 
나의 시어머니.
어릴 적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언니손에 자란 막내.
어머니는 본인의 삶을 내게 별로 얘기해 주시진 않았습니다. 남자 1 조차도...
단지 내가 본 시어머니는 정말 저를 딸처럼 대해 주셨습니다.
(막상 딸이 나타나면? ㅠ ㅠ 그땐 일꾼.^^ 그 시절엔 뭐....)
딸이 셋이나 있는데도 내가 편한지 필요한 게 있으면 제게 말씀하셨고
목욕도 같이. 
명절 끝에 서운한 게 있으면.... 
"어머니~ 저 이제 친정 갈까요? 언니도 왔는데 아! 나 가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하면 다들 내 눈치를 보던 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어머님은 5남매와 다 함께 하고 싶으셨습니다.
그런데 며느리는 아시죠? 명절엔 일꾼이라는.
거기다 남자 1까지 겨우 밥 먹고 있는데 설거지 안 해? 왜 이렇게 밥 늦게까지 이러면 열이 빡!
그러면 제가 한마디 합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다들 제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셨던 것.
손 윗 형님은 말도 안 하고 꿍꿍 앓다가 병도 생겼는데
저는 이렇게 말해 버리니. 
경제력도 없고 배우지도 못한 나의 시어머님은 그래도 참 부지런하셨는데...
다시 태어나시면 꼭 부잣집에 태어나셔서 사랑 많이 받고 좋은 머리로 공부도 많이 하셨으면...
내 딸이었으면 참 마음 아팠을 것 같은 나의 시어머니....
참 힘든 삶이었을 터....
어머님 덕에 저희 이만큼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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