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아버지의 생신날에...

블루네비 2005. 5. 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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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남자1의 귀가.

 

출장 다녀온 남자1을 역에까지 마중 나갔다 왔습니다.

몸은 약간의 감기 기운이 퍼져 감기약을 먹고 있었지만,

남편의 전화 한통에 아무말 없이 다녀왔습니다.

 

출장후 후배랑 술자리를 함께 하고는 지갑의 돈을 몽땅 텅어 줬다는 그.

남자들은 한번씩 그렇게 객기(? 집에 올 차비도 안남기고 그랬다니...)를 부리고 싶은가 봅니다.

 

이남자.

술을 먹고 오더니 투정이 심합니다.

울컥 화가...

 

차를 몰고 밖에 나갔습니다.

그냥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은 겝니다.

새벽2시.

머리속으론 모든게 계산이 됩니다.

5시쯤 도착 될려나? 꽃집은 문을 연곳이 있을래나?

 

산소에 들렀다 엄마 얼굴은 보고 와야겠지?

 

눈물이 납니다. 하염없이...

오늘이 친정 아버지의 생신이었던 게지요.

 

남자1에게 서운했었습니다.

시부모에게 내가 하는 10분의 1도 그는 안하는것 같으니까.

나만 좋아라 하지 그밖의 것은...

회사와 나. 그리고 그의 부모와 아이들외에 그가 신경쓰는건 없는것 같으니까.

 

작년이맘때도 동생들은 친정에 다녀왔드랬습니다.

저? ...

제가 보내드린 현금이 다죠. 많지도 않은...

 

아버지와의 지난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3차선으로 차를 몰며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 했습니다.

나혼자라도 가면 좋아하시겠지?

 

가끔은 혼자 아버지를 찾고 싶었습니다.

자식도 두고, 남편도 두고 나혼자 가고 싶었습니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이 딸이 말입니다.

아버지가 한 말씀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실컷 울다가 문득 아버지의 말처럼 들립니다.

"그래. 알았다. 네 마음...이젠 되었으니 돌아 가거라. 나중에 좋은날 생기면 다같이 오너라."

 

휴게소를 말견 했습니다. 3시가 넘어 가고 있는데...

잠도 몰려 옵니다.

웃슴이 나옵니다. 그래. 대구는 너무 멀어 - -;;

 

주유를 하고, 안성 톨게이트에서 차를 돌립니다.

2005년 5월 21일. 아버지의 67번째 생신날.

" 아빠, 생신 축하 드려요."

"나 보이죠? 나 다시 집에 가요. 그래도 내가 제일 많이 아빠 생각할껄~~"

 

토요일 오후

여동생네서 집들이를 했습니다.

남동생이 사온 케익에 초를 밝히고 생신축하 노래도 불러 드렸습니다.

남동생 말...나만 아는줄 알았는데 다 아네...

 

행복한 가족이 있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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