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염없이 길울 걷습니다. 오늘도 동키서비스를 받았고 40km를.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지만
남자 1. 이 직진본능이 생긴 듯.
걸어보니 욕심이 생긴 것 같습니다.
몸의 상태가 괜찮아서 포르투갈까지 다녀 올 모양입니다.

하트에 당신도 돌 하나 추가 해야지 않느냐는 내 물음에 ㅋㅋ 로 대답하는 남자 1.

드디어 300대

아침 이것저것 챙겨서 10시 20분 의정부로 출발~
2시간 30분
그래도 길이 많이 막히진 않습니다.
2달 동안 방에서 화장실만 겨우 다니셨다는데 오늘은 제가 와서 거실로 혼자 나오셨습니다.
“아빠, 화장실 못 가시면 저는 아빠 못 봐요.”
동생이 이렇게 말해서 겨우 화장실만(큰 것) 다니셨다 합니다.
피부암으로 60대부터 방사선 치료를 받으셨는데
나이 드니 발목이 안 좋으셔서 ㅠ ㅠ
지금은 한쪽 발이 땅에 닿거나 만지기만 해도 너무 아프다고 하십니다. 발이 땡땡 부었는데 ㅠ ㅠ 무릎 위 5cm 정도까지… 어떡하나 ㅠ ㅠ
그것만 빼면 94세 나이로는 전혀 안 보이는 우리 큰아버지.
큰아버지에게 나는 늘 큰딸이었습니다.
LA 갈비. 갈비만 2.5 kg 모두 양념갈비 만들었고, 전복 14마리 다 넣고 끓인 전복죽(1인 1개 통으로 5마리, 나머진 전복에 쌀느낌^^, 가족 모두 보양하라고), 취나물무침과 샐러드, 씨앗젓갈, 누룽지, 수박, 최상품 골드키위, 망고, 다시마부각, 아이들(초3, 중2) 간식.
점심 준비할 거 없다며 그 시간에 맞춰 갔는데 회도 사 왔네요. 처형 오는데 그냥 있을 수 없다고.
LA갈비를 아직 뜯으시는 큰아버지를 뵈며 제 걱정은 잠시 뒤로~~
내 기억에 내가 5살부터 난 큰아버지의 딸이었고 보잘것없는 제가 큰아버지에게는 자랑이었습니다. 매년 큰아버지댁 가면 동네(경기도 남면 신산리라는 작은 마을이었습니다)한 바퀴는 늘~
동네 어른들은 사투리를 쓰며 인사하는 저를 또 다들 이뻐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50년 넘게 큰아버지의 마음속에는 큰딸로 자리 잡았습니다.
10년 전 큰엄마가 돌아가시고 의정부 아파트 사서 딸가족과 합가.
오늘은 큰아버지께 용돈은 따로 안 드렸습니다.
여동생과 김서방에게 따로 용돈을, 조카들에겐 뮨화상품권.
탈탈 털고 왔습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편히 돌아온 나.

돌아오는 길
눈이 막 감깁니다. 휴게소에 맥도널드가 있습니다.
점시 휴식.
남자 1. 과 통화하며^^

이렇게 아름다운 석양을 큰아버지덕에 봅니다.
벌써 남자 1. 과 3주 떨어져 있었고 이제 3주 후면 돌아옵니다.
첫째 주는 40년 친구와 1박 2일.
둘째 주는 동네 동생과 금요일 저녁 먼남 후 오래간만에 성지방문
세 번째 주는 보고 싶었던 큰아버지 뵙기.
저에게 지금 나이 들수록 돈이 필요한 이유는 제 맘껏 챙길 수 있는 주변인 챙길 수 있는 기쁨 나누는 것입니다.
ㅍㅎㅎ 그래서 다들 좋아하는 거겠지요?
조카가 “이모, 이모” 하며 좋아하는 건
ㅋㅋㅋㅋ 남자를 재가 잘 알죠. “고기” 가 답!
“이모, 저희 학교 오시면 안돼요?” 제 음식을 먹고 제게 하는 최고의 칭찬입니다.
자폐증인 둘째 조카는 요즘 수박에 꽂혔는데 제가 수박을 사갔으니 “이모 오셨다.” 이 말을 몇 번이나 하는지.
다~~ 기분 좋아하는 하루.
나에게 너무 행복한 하루.
ㅎㅎㅎㅎ 남자 1. 고마워~^^ 나 당신만큼 행복한 하루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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