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남자 1의 완벽 퇴직 적응기

블루네비 2024. 12. 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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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1은 다른 보통의 남자보다 퇴직이 빨랐습니다. 만 56세.
 
칭찬을 하자 들면....
무척 부지런한 사람입니다.
자기 관리가 철저 해 운동이면 운동, 홑으로 시간을 보내지 않습니다.
눈치가 빨라 청소, 빨래도 잘합니다.
감성이 풍부해 발라드 음악을 좋아하며,
그림 그리는 걸 보면 소질도 있고 끈기도 있습니다.
안목이 있고, 물건을 깨끗하게 시용합니다.
퇴직 후 연금이 꽤 나옵니다.
 
단점은....
경제관념이 없습니다. 일단 본인이 우선이라 하고픈 건 다 합니다.
집에 돈이 있는지 없는지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퇴직 후? 제가 돈이 얼마나 있는지 다 압니다.(재산공개할 때마다 아주 신나 합니다. 저러고 싶을까?)
부모에게 물려받은 게 없다고 자식에게 조금 주는 것도 아주아주 많이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옷 욕심이 많아 아직 옷만 보면 사고 싶어 합니다. 가방도 신발도....
아무래도 여자로 태어났어야 했나 봅니다.
 
남자 1은 "제가 직장을 안 나가면 아플 거라 합니다."
놉!
난 돈이 있었으면 집에서 살림하며 아주 잘 살았을 거지만 결혼이란 걸 하고 남자 1의 첫 월급을 받고 확 깼습니다.
장가 온다고 500만 원 대출, 자동차 할부로 사서 매달 들어가는 돈, 6개월 후 만기되는 적금으로 넣어야 했던 돈.
그리곤 본인은 장기출장. 겨우 몇만 원 손에 지어지는 걸로는 관리비는커녕 전화요금도 못 냈습니다.
나 뭐 보고 결혼한 거야? 참 대책 없는 나의 청춘이었습니다.
전 결혼 후 2달째부터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1993년 그 당시는 시골에는 대학원 나온 여자선생님이 귀해서
중학생 이상 저를 찾는 학생이 꽤 있었습니다. 제 첫 월급으로 주택부금부터 넣었습니다.
 
앗! 삼천포로 가기 전에 결론,
남자 1 - "나 일본 소도시 여행 하고 싶어~"
나 - "가면 되지"
남자 1 - " 네가 시간이 안되잖아."
나 - "혼자 가면 되지. 난 3박 4일 까지는 낼 수 있어."
남자 1. - "2박 3일도 괜찮아." 
(의외로 소심한 이 남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 하고픈게 엄청 많음 - 저랑 함께 다니고 싶어라 합니다.)
 
ㅠ ㅠ 이번주 금요일 그리스 가고, 내년 5월 혼자 산티아고 40일 순례길 걸으러 간다고 예약 다 해 놓고 무슨 일본은????
그러니 나한테 매번 경제관념 없다는 소리 듣지.
나도 퇴직 후 여유 있게 살려면 어느 정도 돈 모아야 한다고! 벌 수 있을 때 벌어야지.
아~~ 휴~~~ 나도 놀고 싶지, 여행하고 싶지 일하고 싶을까? 남자 2. 남자 3. 어느 정도 뒷받침 해 주고 이젠 우리 둘 각자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지....
왜 저래?
 
남자 1은 나 간단히 아침 챙겨주고 7시 15분쯤 출근하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 무~~~ 좋다고 합니다.
(완벽적응 맞지요?)
전생에 내가 정말 많은 잘못을 했나 봅니다. 이렇게 남자는 집에서, 저는 적은 월급의 직장을 아직 다니는 걸 보면.
사랑이 뭔지......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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