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이야기

79세 친정엄마

블루네비 2019. 8. 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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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세 뱀띠 친정어머니.

그시절 국문과를 나오시고 시댁에선 맞며느리 같은 둘째 며느리.

친정에선 능력있고 살림을 책임지던 셋째딸.


아빠는 친구 결혼식에 가서 뽀~얀 엄마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합니다.

(전 아빠의 눈이 참 옳았다고 봅니다. 잘~ 생기고 키도 적당하고 능력도 있으신 아빠에게 선도 참 많이 들어왔다는데

아빤 엄마를 선택 하셨으니^^)


그렇게 두분은 결혼을 하셨고,

딸, 아들, 딸을 이쁘게 낳아 키워 주셨습니다.


고지식한 아빠와(딸은 내 놓으면 깨진다는 대구 남자였으니...)

신세대 엄마(여자도 직업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교사이신 어머닌 40대에 당뇨를 시작으로 늘 골골 하셨습니다.

50대 초반에 아빠의 권유로 학교를 그만 두시고...

몇년 후 아빠와 사별(아빠가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실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늘 든든히 엄마를 지켜 줄것 같았는데...)을 하시고...

저의 권유로 서울로 이사. 자식곁이 아닌 이모집 근처에 집을 사셨고,

그러다 올 5월 30일 "담도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1~2기라고 간이랑 담도랑 수술하면 된댔는데 막상 수술을 하자 최악의 상태인 동맥까지 감싸고 있으며 림프관에도...

그래서 담도, 간을 떼 봤자 암세포는 이미 손을 못쓰게 퍼져 있으니... ㅠ ㅠ

결국 그렇게 수술은 종료되었고,

며칠 후 담도관 확장술을 하였습니다.


이번엔 외과가 아닌 내과(당뇨, 고혈압이 있으시니), 종양내과에서 연달아 며칠을 정밀 검사를 하고

실밥을 풀어야 하니 다시 외과로...

결국 어머닌 지금 요양병원에 계시면서 분당 서울대병원을 오가며 지내십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ㅠ ㅠ

동맥쪽은 종양이 생각보다 작으니(3기 판정 받았습니다.) 방사선 치료를 하자고 합니다.

6주 매일 5분

다음주 수요일부터...


한달반을 병원을 오가던 남동생은 이러다 본인이 회사 짤리겠다고

휴가 받은 여동생도 지난주에 함께 번갈아 병원, 보험 볼 일을 보고...

6주를 매일 병원에 모시고 다녀야 하니... 가족회의가 열립니다.


분당에 있다보니 서울 사는 여동생과 세종사는 저. 다들 직장을 다니니 더더욱 ㅠ ㅠ

결론은 제가 순번 정해서 하자고 했습니다. 남자1. 남자2도 동참하기로 하고.

일단 수요일 병원 가서 걸리는 시간외 가본 후 정하기로 했습니다.


암은 본인부담 5%라지만 수술을 하고, 시술을 했더니 몇백만원 그냥 나옵니다.


엄마는 보험을 다 들어 놓으셔서 자식이 돈 걱정은 안하고 누가 병원을 모시고 다닐지 그것만 신경 씁니다.

나도 엄마처럼 저렇게 노후를 대비 할 수 있을까요?


당당하고 자신 넘치던 엄마가...

넘어질까 혼자 걷기가 그렇다시는데...


나의 모습이기도 한 엄마를 보며 그저 먹먹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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