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추석때면 남자1과 상관없이 바빴다.
추석 하루전.
아~ 주~ 부지런한 남자1에 맞춰 아침 7시면 집에서(내가 있는곳이 진해이건 계룡이건 서울이건 동해이건 -아니 동해에선 6시전에 출발 했었네- 상관없이) 출발.
도착하지마자- 운전도 내가 했다. 늘 피곤에 지친 남자1 한숨이라도 더 자라고 결혼초부터 남자2. 남자3 애기시트에 앉혀놓고 운전을 자청해서 했다 - 뭐가 그리 미안했는지(장 보고 장만 하는거 어머님이 고스란히 하셨을걸 아니까) 부엌행 이였다.
전 부치고 있으면 형님네가 오셨다. 늘 형님은 몸이 아팠고(결혼하고 유산을 4번 했고, 나이들어선 유방암 수술에 몇년전 자궁 수술까지) 아주버님이 밤늦게 와서 아주버님이 늦잠을 잤다는둥, 추석보너스가 안나왔다, 월급을 못 받았다 진짜 안풀리는 말만했고 ...
추석전날 음식장만, 추석차례 지내고 나면 3명의 시누가족이 왔고, 그 다음날은 시아버님 제사로 다시 전 부치기부터.
그렇게 추석명절은 2박3일 코스였다.
친정? 명절에 친정은 내 몸이 피곤해서 못갔다. ㅠ ㅠ
코로나19로 올해는....
4박5일을 고스런히 집에서 보냅니다.
그래도 명절이라고 어제는 기름냄새 풍기며 오징어튀김에 전도 부쳐 하루종일 먹었고, 오늘도 고기굽고 정성스레 밥을 했다. 문득 내가 밥을 해서 줄 일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더 정성스럽게 밥을 짓고 설거지까지 시키지 않고 내가^^
명절은 여자들이 등꼴 휘는날이다.
그래서 모든 여자들이 명절의 시댁가길 싫어 했을터.
다행히 남자1은 눈치가 빠르고, 엉덩이가 가벼워 나의 비위흘 잘 맞췄다. 전 부치고 있으면 맛있게 커피룰 타주거나 옆에서 뭘 도와줄까 엿보는데 어머님은 그 아들을 안시키고 싶어 하셨다. 그 반대로 3살위 아주버님은 잠자거나 TV만 ㅠ ㅠ 그래서 형님은 더 퉁퉁거리며 남편욕을 한다.
딸들이 오면 또 나는 부엌대기가 되었다.
고모부, 조카들은 손님이였고,
어머님은 딸들이 마냥 안스러우신듯.
사실 난 막내 며느리였기에 설거지는 내 차지였다. 결혼직후 아파트만 살던 난 한옥에서 찬물로 설거지 하는 광경과 산더미처람 쌓인 그릇들을 보며 어이가 없었지만 유산을 거듭하는 형수가 안스러웠고 남자2가 순둥순둥해서 하루종일(과장 좀 보태면^^) 찬물과 미지근한물로 설거지 한 기억도.
올해는....
구정이후로 요양원 계신 어머님을 못뵈었다.
대구에 계시니 코로나의 영향을 더 받은듯.
주말면회는 전면금지라 못뵈었고, 친정어머니가 6월 돌아가시기전까지 친정어머님께 갔었다.
올 추석 형님네에게 제사비(작년부터 추석은 안지내고 제사만 지내기로 했다)와 요양원근처 사는 시누에게 어머님 용돈을 조금 보내고 너무나 한가로이~~
물론 오늘도 말하지 않아도 남자1이 커피를 내려 가져다 주었다.
30만이 제주도행?
난 지극히 이해가 된다.
요즘은 여자도 거의 직장생활을 하는데 얼마나 쉬고 싶을까? 연차도 돈. 4박5일의 연휴~ 얼마나 황금휴가인가!
제사보다는 살아계시는 부모님에게 잘하고,
돌아가시면 본인들 여유롭게, 즐겁게 명절을 보냈으면 한다.